'한국판 일론 머스크'라 불리던 권도형 대표가 이끄는 테라폼 랩스에서 발행한 암호화폐 테라·루나 가격이 폭락하자 한때 '루나틱'이라 불리며 그를 지지하던 투자자들도 집단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19일 법무법인 엘케이비(LKB)앤파트너스는 서울 남부지방검찰청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단(이하 합수단)에 권 대표와 공동창업자들을 특정 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사기,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유사수신행위법) 위반 혐의로 고소·고발했다고 밝혔다. 고소장을 접수한 피해자는 총 5명이며 총 피해 액수는 14억에 달한다.
지난 8일 두 코인 가격이 동반 하락하기 시작하면서 일주일새 고점 대비 99.99% 폭락했다. 이로 인한 국내 피해자 규모는 약 28만 명으로 추정된다.이외에 다른 테라·루나 투자 피해자들도 소송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3일 개설된 온라인 카페 '테라 루나 코인 피해자 모임'의 회원 수는 이날 기준 2100명을 돌파했다. 회원들은 이번 사태를 별도의 이윤 창출 모델 없이 신규 투자자의 자금으로 기존 투자자에게 수익금을 지급하는 '폰지 사기'로 봤다.
이들은 권 대표와 신현성 테라폼 랩스 공동창업자를 유사수신행위 규제 법률 위반에 따른 사기죄로 다음 주 중 고발장을 제출할 계획이다. '이름값 무색'...흔들리는 '스테이블 코인' 시장, 왜? '난 수억원을 가상화폐 중독으로 잃었다'
◈국내법상 처벌 가능할까?
금융 당국은 테라폼 랩스에 자료를 요청하거나 감독·조사하는 등 적극적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있다. 암호화폐 관련 법적 근거가 사실상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부터 시행된 특정 금융정보법이 있지만, 거래소 등 가상자산업자의 자금세탁 행위에초점을 맞추고 있어 이번 사태와는 직접적인 관련성이 적다.
암호화폐는 자본시장법상 증권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형법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사기죄는 사람을 기망해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함으로써 성립되는 범죄로, 사기 행위로 취득한 재산상 이익이 5억원 이상인 경우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에 해당돼 가중처벌을 받는다.
LKB는 "권 대표 등이 루나와 UST(테라 USD)를 설계·발행해 투자자들을 유치하면서 알고리즘 설계 오류와 하자를 제대로 고지하지 않은 행위, 백서 등을 통해 고지한 것과 달리 루나 발행량을 무제한 확대한 행위가 기망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업계에서는 이전부터 테라폼랩스가 제공하는 탈중앙 화금 융(디파이) 서비스 '앵커 프로토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테라를 예치하면 보장하는 연이율 19.4%가 지속 불가능한 수치라는 것이다. 김형중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겸 한국핀테크학회장은 "사실 연 20%를 주고 버틸 수 있는 시스템은 없다"고 지적했다. LKB는 권 대표 등이 앵커 프로토콜을 통해 수십조 원을 유치했으며, 이는 유사수신 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박주현 황금률 대표변호사 겸 대한변호사협회 IT블록체인특별위원회 대외협력기획위원장은 세부적인 기망 행위에 대한 규정이 없는 코인 사건 특성상 지금까지 모인 증거만으로는 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될 확률이 높다면서도, 합수단이 사건을 맡으면서 결과가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이번 사건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 취임 후 부활한 서울 남부지검 합수단이 맡는 첫 번째 사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 변호사는 "합수단이 적극적인 수사를 통해 사기·기망 행위가 되는 요소라든지 고의성을 판단할 수 있는 자료를 찾아낸다면 충분히 기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피해 보상은 받을 수 있을까
하지만 사기죄가 성립한다고 해도 천문학적인 피해 금액을 보상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루나 투자자들의 불만이 거세지면서 권 대표는 피해보상 계획을 내놨다. 지난 16일 테라폼랩스의 비영리재단인 루나 파운데이션 가드(LFG)는 보유 자산 내역을 공개하며 소액투자자부터 우선적으로 배상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와 더불어 권 대표가 내놓은 테라 부활 계획은 찬반이 갈리고 있다. 그가 구상하는 '테라 2.0'은 기존 테라 블록체인의 기능이나 규칙을 수정해 설계한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이 없는 새로운 블록체인이다. 사실상 새 블록체인이기 때문에 암호화폐 '테라'와 '루나'도 새로 만들어진다. 기존 코인은 '테라클래식'과 '루나 클래식'으로 명명할 예정이다.
이후 새로 발행되는 루나 코인을 지금까지 루나와 테라 코인을 보유한 사람들에게 분배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날 오후 5시 기준 테라 커뮤니티에서 진행 중인 투표에서 '테라 2.0' 찬성표가 약 78%로 우세하다. 앞서 회원 주도로 진행된 사전 투표에서는 투표자의 92%가 계획에 반대했다.
출처:뉴스픽파트너스ⓒ BBC News 코리아
'해피머니' 카테고리의 다른 글
'로또청약' 사라진다..."내집마련"꿈 멀어지는 무주택자 (0) | 2022.06.01 |
---|---|
2조원 뛰어넘는다…전 세계가 주목하는 '손흥민 효과' (0) | 2022.05.26 |
네이버·카카오페이·토스, '페이 수수료' 반기마다 공시한다 (0) | 2022.05.20 |
루나·테라: '이름값 무색' 스테이블코인'…왜 난리일까? (0) | 2022.05.14 |
열정페이 대신 월급 1000만원... '고급 인력' 인턴이 늘고 있다 (0) | 2022.05.12 |
댓글